Monday, June 29, 2026

[손승복 목사 칼럼] “참 기독교인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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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복 목사(GAWPC 서울노회)

어릴 적부터 제 마음속에 깊이 새겨진 한 문장이 있었습니다. “사람이 사람으로서 사람 된 사람으로 인간이 되자.”돌이켜보면 참으로 투박한 문장이지만, 제 인생의 첫 기둥과도 같은 말이었습니다.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은 하나님의 섭리이지만,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은 날마다 훈련해야 할 소명입니다. 사람의 형상을 가졌다고 모두 사람다운 것은 아닙니다. 말을 한다고 모두 인격적인 것은 아니며, 지식을 가졌다고 모두 성숙한 것은 아닙니다. 더구나 신앙을 고백한다고 하여 곧바로 그 삶이 아름다운 향기를 풍기는 것도 아닙니다.

성경은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존재라고 말씀합니다. 인간의 존엄은 인간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이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단순히 세상 윤리를 잘 지키는 정도가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본래의 인간다움을 회복하는 일입니다. 죄로 인해 일그러진 마음과 말과 행동이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다시 바르게 세워지는 과정입니다.

저는 또 하나의 문장을 붙들고 살아왔습니다. “영원을 위해 오늘을 살자.” 사람은 오늘이라는 시간 속에 살지만, 오늘만을 위해 지음 받은 존재는 아닙니다. 우리의 하루는 잠시 피었다 지는 들꽃 같지만, 그 하루가 영원의 하나님 앞에서 의미를 갖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오늘을 함부로 살 수 없습니다. 말 한마디, 선택 하나, 관계 하나, 부모를 대하는 태도 하나, 나라와 이웃을 바라보는 마음 하나까지 하나님 앞에서 책임 있는 삶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인격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지식은 많아졌지만 겸손은 약해졌습니다. 말은 많아졌지만 경청은 사라져 갑니다. 권리는 크게 외치지만 책임은 작게 여깁니다. 자유를 말하지만 절제를 배우려 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신앙의 이름으로도 무례함이 정당화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참된 기독교 신앙은 사람을 거칠게 만들지 않습니다. 복음은 사람을 살리고, 말씀은 사람을 다듬고, 성령은 사람의 속사람을 새롭게 하십니다.

참 기독인은 먼저 사람다운 사람이어야 합니다. 물론 이것은 인간의 도덕적 노력만으로 의롭게 될 수 있다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구원받습니다. 그러나 은혜로 구원받은 사람은 은혜에 합당한 삶을 살아내야 합니다. 구원은 공로가 아니지만, 구원 받은 사람의 삶에는 열매가 있어야 합니다. 그 열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인격입니다.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도 여기서 시작됩니다. 부모는 완전한 존재가 아닙니다. 때로는 부족하고, 때로는 자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네 부모를 공경하라”고 말씀합니다. 이것은 부모를 하나님처럼 높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생명의 통로를 존귀히 여기라는 뜻입니다. 부모의 인생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는 뜻입니다. 늙고 약해진 부모를 짐처럼 여기지 말라는 뜻입니다.

윗어른을 대하는 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이 사라진 사회는 뿌리가 약한 나무와 같습니다. 물론 나이가 많다고 모두 옳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세월을 지나온 인생의 무게를 존중할 줄 아는 마음은 공동체를 건강하게 합니다. 어른은 젊은 세대를 사랑으로 품어야 하고, 젊은 세대는 어른을 존중으로 대해야 합니다. 이것이 세대가 함께 사는 길입니다.

국가관도 신앙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국가는 인간이 만든 제도이지만, 하나님께서 질서를 위해 허락하신 영역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나라를 우상화해서도 안 되지만, 나라를 가볍게 여겨서도 안 됩니다. 바른 국가관은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면서도 이 땅의 나라를 책임 있게 섬기는 태도입니다. 법과 질서를 존중하고, 사회의 약자를 돌아보며, 거짓과 선동을 분별하고,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시민적 책임입니다.

사람이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은 은혜입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빚어지는 것은 훈련입니다.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사람 된 사람으로 서는 것은 성화의 길입니다. 오늘 우리가 다시 이 길 위에 서기를 바랍니다. 영원을 위해 오늘을 살고,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며, 사사로운 욕심을 넘어 사랑으로 섬기고, 순결한 마음으로 시대를 걸어가는 참 기독인의 삶이 우리 가운데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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