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나긴 캐나다의 겨울도 이제 끝자락에 접어들었나 싶었습니다.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렸던 지난날을 뒤로하고, 곧 언 땅을 뚫고 노란 개나리가 피어나리라는 따스한 봄의 희망을 품었습니다.
그런데 불청객처럼 갑작스러운 스노우 폭풍이 몰아닥쳤습니다. 온종일 내리는 눈비로 도로는 빙판길이 되었습니다. 꽁꽁 얼어붙은 궂은 날씨 속에 체감온도뿐 아니라 마음의 온도마저 뚝 떨어지는 듯했습니다. 정말이지 날씨는 변덕스럽고, 우리의 얄팍한 예측은 믿을 것이 못 됩니다.
마침 사순절이 시작되는 첫날에 찾아온 예상 밖의 추위에 문득 성경 말씀이 뇌리를 스칩니다. “너는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 하루 동안에 무슨 일이 일어날는지 네가 알 수 없음이니라” (잠 27:1) 그렇습니다. 우리는 내일 날씨조차 장담할 수 없는 연약한 존재입니다. 세상의 환경은 언제든 급변하지만, 우리가 진정 자랑하고 의지할 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뿐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십자가에서 나를 위해 친히 죄를 담당하시고 피 흘리신 예수님, 나의 구주를 굳게 붙들고 자랑하길 원합니다. 예수님만을 온전히 의지할 때, 작렬하는 여름의 뜨거운 태양도, 매서운 겨울의 몰아치는 눈보라도 우리의 영혼을 해치지 못할 것입니다. 인생의 춘하추동을 지나는 동안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을 만나더라도, 우리는 예수 안에서 참된 평안을 누리며 언제나 감사할 수 있습니다.
문득 즐거운 상상을 해봅니다. 주님 다시 오시는 그날 날씨는 어떨까요? 살을 에는 겨울일까요? 따뜻한 봄일까요? 사실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나의 구주, 예수님을 마주하는 영광스러운 날일 테니까요. 변덕스러운 세상 속에서도 결코 변치 않으시는 십자가의 은혜가 성도님들의 삶에 든든한 피난처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니라”(히1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