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une 5, 2026

[박헌승 목사 칼럼] “성령과 함께 걷는 십자가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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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승 목사(캐나다 서부장로교회)

십자가를 묵상할 때, 우리는 종종 홀로 고난의 길을 걸어가신 예수님의 고독한 뒷모습을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생애와 십자가 사역 이면에는 늘 성령의 강력한 동행 하심이 있었습니다. 영원 전부터 하나로 계셨던 삼위일체 하나님 안에서, 아들 예수님이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시는 그 첫 순간부터 성령은 주님과 함께하셨습니다.

공생애를 시작하실 때도 성령은 늘 곁에 계셨습니다. 세례를 받으실 때 하늘이 열리며 성령이 비둘기처럼 임하셨고, 주님은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나아가 마귀의 시험을 넉넉히 이겨내셨습니다. 사역 기간 내내 성령과 능력을 기름 붓듯 받으신 주님은 선한 일을 행하시고, 마귀에 눌린 자들을 고치셨습니다. 그리고 성령 안에서 크게 기뻐하셨습니다.

무엇보다 십자가의 처참한 고통 속에서도 성령은 주님과 함께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영원하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자기 몸을 온전히 하나님께 드리셨습니다. 채찍에 맞고 조롱당하며, 가시관을 쓰시고 양손과 발에 못이 박히시는 그 끔찍한 고통 속에서도 결코 혼자가 아니셨습니다. 숨을 거두시는 마지막 순간까지 성령과 함께 구속 사역을 감당하셨고, 그때 흘리신 피와 물이 우리의 죄를 씻어 살아계신 하나님을 온전히 섬기게 하였습니다. 마침내 예수님은 성결의 영, 성령으로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하사 능력의 하나님의 아들로 선포되셨습니다.

십자가를 깊이 묵상하는 사순절입니다. 우리가 짊어져야 할 십자가의 길 역시 결코 우리의 힘과 의지만으로는 갈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성령의 도우심으로 골고다 언덕을 오르시고 구원을 완성하셨듯, 우리의 신앙 여정에도 성령의 동행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신앙은 홀로 고군분투하는 외로운 길이 아니라, 연약한 우리를 도우시는 성령과 함께 걷는 생명의 길입니다.

이 사순절, 성령과 함께 십자가를 지셨던 주님을 기억하며 우리 역시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묵묵히 그 길을 걸어가기를 소망합니다.

“하물며 영원하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흠 없는 자기를 하나님께 드린 그리스도의 피가 어찌 너희 양심을 죽은 행실에서 깨끗하게 하고 살아 계신 하나님을 섬기게 하지 못하겠느냐”(히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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