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une 6, 2026

[박헌승 목사 칼럼] “사과꽃과 성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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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승 목사(캐나다 서부장로교회)

집 앞 조그마한 정원에 사과나무가 심겨 있습니다. 이 집에 이사 오던 날, 한 집사님이 사과나무를 심어주셨습니다. 어느새 큰 사과나무가 되었습니다. 각종 새가 날아오고, 꿀벌이 드나듭니다. 사과는 맺히지만, 관리를 안 해서 그런지 그렇게 먹을 만한 것은 못됩니다. 가지치기를 하면 좀 굵고 먹을만한 사과가 맺히기도 합니다.

5월에 핀 사과꽃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습니다. 가슴을 설레이게 합니다. 약간의 분홍빛나는 흰 꽃들이 바람에 흩날리는데 따뜻한 눈보라 같고, 하늘에 내려오는 작은 천사들 같았습니다. 너무나 매혹적이어서 사진까지 몇 장 찍었습니다. 사과꽃의 향기는 진하지 않습니다. 봄바람 속 풀냄새 같은 향이 배어 있습니다.

사과꽃의 꽃말은 ‘유혹’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빼앗길 정도입니다. 아마 뱀에게 매혹당한 아담과 이브의 선악과 사건 때문에 이름이 붙여진 것 같습니다. 나도 한동안 넋을 놓고 쳐다보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사과꽃이 이렇게 매혹적이고 아름답다는 것이 처음 느꼈습니다.

가만히 사과꽃을 들여다보며 나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진정 나를 유혹하는 사과꽃은 무엇일까? 돈, 명예, 욕심이 아닐까? 생각해보니 갑자기 기도가 나왔습니다. “하나님 사과꽃의 미혹에서 나를 건져주소서. 나도 모르게 빠져들지 않게 하소서.” 이것은 내 힘으로 안 됩니다. 오직 성령의 능력으로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합니다.

5월 24일(주일)은 성령강림 주일이었습니다. 성령의 원하는 바를 대적하는 정욕이 내 안에 꿈틀거리고 있지 않나 되돌아봅니다. 구원의 은혜를 잊어버리고, 나 자신의 유익만 구하는 나를 십자가 앞에 내려놓고 회개합니다.

“하물며 영원하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흠 없는 자기를 하나님께 드린 그리스도의 피가 어찌 너희 양심을 죽은 행실에서 깨끗하게 하고 살아 계신 하나님을 섬기게 하지 못하겠느냐”(히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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