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저 ‘Pro Rege’ 전3권을 통합해제
대중성과 학술적 엄밀성 동시 추구

최근 몇 년 동안 ‘교회와 정치의 관계’는 신학계의 주요 주제였고, 논의에서 가장 자주 소환된 인물이 아브라함 카이퍼와 그의 ‘영역주권’론이었다. 카이퍼가 말하는 ‘주권’은 각 영역이 하나님으로부터 독립된 자율적 주권을 갖는다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모든 영역의 궁극적인 주권자는 하나님이시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카이퍼의 영역주권은 그의 신학적 핵심인 ‘그리스도의 왕권’ 사상과 분리해서 이해할 수 없다.
“인간 삶의 전 영역에서 그리스도께서 ‘내 것이다’라고 외치지 않는 땅은 한 뼘도 존재하지 않는다.” 1880년 암스테르담 자유대학 개교 연설에서 이 선언을 남긴 카이퍼는, ‘그리스도의 왕권’ 사상을 만년에 필생의 힘을 다해 논증했다. <Pro Rege(왕을 위하여)> 전3권(1911∼1912)이 그것이다. 그러나 <Pro Rege>는 방대한 분량과 치밀한 논리, 그리고 정치·사회·문화·신학 전반에 걸친 깊이 때문에 쉽게 접근할 대상이 아니었다. 영어 번역본도 2016년에야 출간됐고, 한국어판은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최준호 목사(충현교회)가 <Pro Rege>를 통합 해제한 <그리스도의 왕권>(그리심 간)을 펴내, 오랜 목마름을 해소했다.
“1880년 자유대학 개교 연설 ‘영역주권’이 개혁주의 세계관의 설계도를 그리고, 1898년 프린스턴 대학에서의 ‘칼뱅주의 강연’이 그 철학적 골격을 세우고, <일반은총>(전3권)이 신학적 토대를 놓았다면, <Pro Rege> 전3권은 이 모든 것을 ‘그리스도의 왕권’이라는 하나의 초점으로 수렴시키는 그리스도론적 정점이자 실천적 완결이에요.”
최 목사는 원래 세 권으로 각각 기획·간행된 해제집을 하나의 일관된 서사로 재구성해, 총 다섯 개 부(部)와 열 개 시리즈(I–X)에 걸쳐, 원저 전3권의 모든 절(節)을 빠짐없이 분석·해설했다. 원저의 열 개 시리즈에 흩어져 있던 번호 체계를 하나의 연속 번호(시리즈 I–X)로 정리해, 독자가 카이퍼의 방대한 논증을 하나의 연속된 지적 여정으로 따라갈 수 있도록 했다.
제1부 총론은 <Pro Rege>의 저작 배경, 3부작의 논리적 구조, 영역주권 사상과의 관계, 카이퍼의 생애와 시대적 상황을 통합적으로 개관한다. 제2부(원 제1권 해제)는 ‘진단과 정초’로서, 근대 세계에서 그리스도의 왕권이 어떻게 가려지고(시리즈 I), 훼손되었는지(시리즈 II)를 분석한 뒤, 성경이 증언하는 왕권의 본래 모습(시리즈 III)을 제시한다. 제3부(원 제2권 해제)는 ‘내면 적용’으로서, 그 왕권이 개인의 영혼(시리즈IV), 교회 공동체(시리즈 V), 가정(시리즈 VI)에서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다룬다. 제4부(원 제3권 해제)는 ‘공적 적용’으로서, 왕권이 교회의 담장을 넘어 사회(시리즈VII), 국가(시리즈 VIII), 학문(시리즈 IX), 예술(시리즈 X)로 확장됨을 논증한다. 제5부 종합 결론은 전3권의 신학적 공헌과 한계, 개혁주의 전통 속의 위치, 현대 신학철학과의 대화, 한국교회와 사회에 대한 적용을 제시했다.
저자는 본문을 일반 독자도 유려하게 읽을 수 있는 평이한 한국어로 서술하고, 학술 정보와 심층 논의는 후주로 보완하는 이중 구조를 취해 대중성과 학술적 엄밀성을 함께 추구했다. 저자는 “개인의 구원과 내면적 경건에 강조점을 두어 온 한국교회가 사회·국가·학문·예술의 공적 영역에서 그리스도의 왕권을 어떻게 증언할 것인지 묻는 이들에게, 한 세기 전 카이퍼의 진단이 깊은 공명을 일으킬 것이라 확신한다”며 탐독을 당부했다.
[기독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