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청산 절차 중에도 헌금 계속돼
‘새 간판’의 제2의 통일교 탄생 우려

법원의 해산 명령으로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일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하 통일교)의 전 간부와 신자들이 종교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새 단체 설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단체와 현지 시민사회에서는 이를 두고 법망을 피하기 위한 사실상의 ‘간판 갈아치우기’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일 교도통신과 후지뉴스 네트워크(FNN) 등 일본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가정연합 측은 기존 신자들이 가입해 종전과 같은 교리를 토대로 종교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임의 종교단체 형식의 새 조직 결성을 검토 중이다. 이 새로운 단체의 대표로는 호리 마사이치 전 일본 가정연합 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앞서 지난달 도쿄고등재판소(고등법원)는 고액 헌금 수령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가정연합에 대해 해산 명령을 내린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가정연합은 과거 악질적인 헌금 강요를 통해 한 해 500억 엔(약 4,770억 원)에 이르는 헌금 수입을 올렸으며, 2022년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의 범행 역시 모친의 무리한 헌금으로 인한 가정 파탄이 원인이 된 바 있다.
해산 명령 효력이 발생함에 따라, 현재는 법원이 선임한 청산인이 약 1,810억 엔(2022년 기준) 규모의 교단 재산을 관리하며 헌금 피해자들에 대한 변제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해산 청산 절차의 여파로 신자들은 원칙적으로 기존 280여 곳의 교회 시설을 이용할 수 없게 되어 자택 등 별도의 공간에서 개별적인 모임을 갖고 있는 상태다. 일부 신도들은 현지 매체를 통해 “지금까지 함께 모여서 할 수 있었던 예배를 못 하게 된 게 정말 속상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의 종교법인법은 법인에 현저한 일탈 행위로 해산 명령을 내리더라도 개인이나 집단의 종교 활동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는다. 교단 측은 바로 이 점을 이용해 법인 격이 상실되더라도 임의단체 형태로 남아 세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교단 측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도 헌금 활동이 계속되고 있으며, 향후 결성되는 새 단체가 이 자금을 관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져 제2, 제3의 통일교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가정연합 측은 고등법원의 해산 판결에 반발하며 대법원에 해당하는 최고재판소에 특별 항고를 제기해 둔 상태이며, “신앙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계속해서 싸워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기독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