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une 5, 2026

선친의 신앙유산 희귀 성서문헌…“한국교회 공적 자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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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신교회 박종순 원로목사, ≪구약ᄉᆞ긔≫ 및 ≪헤이독 성경≫ 대한성서공회 기증

대한성서공회는 지난 13일, 충신교회 박종순 원로목사로부터 한국 기독교 역사와 세계 성서 번역사에서 독보적인 가치를 지닌 희귀 고본 2권을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한국 초기 기독교 신학교육의 현장을 증언하는 희귀 성서 문헌들이 한국교회 공적 자산으로 보존된다. 대한성서공회(이사장 이선균 목사)는 지난 13일, 충신교회 박종순 원로목사로부터 한국 기독교 역사와 세계 성서 번역사에서 독보적인 가치를 지닌 희귀 고본 2권을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기증된 자료는 1921년 발행된 한국어 성경 교재인 ≪구약ᄉᆞ긔≫와 1850년 영국에서 발행된 영어 주석 성경 ≪헤이독 성경(Haydock Bible)≫이다. 이 문헌들은 교회사적 의미는 물론 국어학적·신학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구약ᄉᆞ긔≫(1921년)는 평양 장로회신학교에서 사역했던 소안론(William L. Swallen, 1865-1954) 선교사가 1910년 집필한 교과서를 바탕으로, 조선예수교장로회와 조선야소교서회에서 발행한 판본이다.

1892년 미국 북장로회 파송으로 내한한 소안론 선교사는 평양신학교에서 구약 역사를 가르치며, 한국인 조사와 성도들이 방대한 구약 성경의 흐름을 핵심 사건 위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이 책을 저술했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이 책이 하나님께서 세상 사람들 가운데 거룩한 나라를 세우신 사실을 기록한 것”이며, “구약의 역사적 사실들을 기록해 한국 기독교인들에게 구약성서의 흐름을 잘 이해시키고자 했다”고 명시했다.

이 책자는 100여 페이지의 소책자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까지 신학교 현장에서 참고 도서로 활용될 만큼 한국 장로교 신학교육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1911년 ≪셩경젼셔≫ 완역 이후 민중들에게 성경을 보급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제작된 요약본이라는 점과 본문 속에 ‘아래아(ㆍ)’ 표기와 독특한 고어체 문장들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는 점에서 국어학적 사료로서도 의미가 크다.

박종순 목사가 이 자료를 기증하게 된 배경에는 선친 박화선 조사의 뜨거운 신앙 여정이 서려 있다. 그의 선친은 시골 교회에서 조사로 헌신하며, 교역자가 부재한 상황에서도 주일 예배와 사경회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박 목사는 기증식에서 선친의 유산을 회고하며 “아버지는 신학을 정식으로 공부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주일마다 예배를 사경회를 이끌며 헌신하셨다”며, “그 시절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사역을 위해 이 책을 직접 구입해 보실 정도였으니 그 열정이 얼마나 대단하셨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박 목사는 “이 책을 개인적으로 소장하기보다는 성서공회가 보관해 더 많은 사람이 공유하고 연구하는 것이 훨씬 값진 일이라 생각한다”고 선친의 유산이 공적 유물로 계승되길 바랐다.

충신교회 박종순 원로목사가 대한성서공회에 기증한 성서문헌 ≪구약ᄉᆞ긔≫(1921년) 판권 및 서문.
충신교회 박종순 원로목사가 대한성서공회에 기증한 성서문헌 ≪헤이독 성경≫.

그가 함께 기증한 ≪헤이독 성경≫(1850년)은 세계 성서 번역사의 흐름을 짚어볼 수 있는 서구의 희귀 문헌이다. 라틴어 불가타(Vulgate) 성경을 영어로 번역한 ‘두에-랭스 성경(Douay-Rheims Bible)’에 조지 레오 헤이독(George Leo Haydock)의 방대한 주석이 더해진 이 판본은, 후센베스(F. C. Husenbeth)가 요약 및 교정을 거쳐 완성했다.

이 성경은 근대 영어 발달사 연구는 물론, 킹제임스역(KJV) 번역에도 영향을 미친 역사적 텍스트로서 전문기관의 체계적인 관리가 절실했던 자료다. 박 목사는 지인으로부터 기증받아 소장해온 이 책 역시 “전문기관에서 연구 자료로 활용되는 것이 더 의미 있을 것”이라며 기꺼이 내놓았다.

대한성서공회는 기증받은 고본 2권을 최첨단 항온·항습 설비가 갖춰진 고본실에 영구 보존할 방침이다. 또한 단순한 보관을 넘어 향후 성서 번역 연구와 교회사 연구의 핵심 사료로 활용함으로써 기증자의 숭고한 뜻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아이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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