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제135차 정기학술대회’
16C 루터 교훈 삼아 “기독교 본질 회복이 최우선”

오늘날 이슬람을 향한 기독교 선교가 적대적 혹은 반대로 무비판적 타협을 보이는 가운데 이슬람에 대한 바른 이해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전도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는 9월 19일 서울 대원장로교회에서 ‘이슬람 선교’를 주제로 ‘제135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종교개혁 시대의 역사신학적 성찰부터 개혁주의 신학에 입각한 무슬림 선교 방향을 논의했다.
아프리카미래학회 장훈태 박사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전 총신대 유해석 박사는 ‘16세기 유럽 위기 담론과 마르틴 루터의 이슬람 이해’를 주제로 발표했다.
유 박사는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는 오스만 제국의 팽창을 단순한 군사적 위협이 아닌 신학적 문제로 받아들였다”고 운을 뗐다. 당시 유럽을 휩쓸던 이슬람의 위협을 부패하고 타락한 기독교 세계를 향한 하나님의 징계로 이해했다는 것이다.
루터의 시각은 당시 유럽 사회에 형성된 이른바 ‘위기 담론’과 맞닿아 있다. 16세기 유럽에서는 오스만 제국의 팽창이라는 외부 위협과 기독교 내부의 종교적 긴장이 맞물려 위기의식이 팽배했다.
유 박사는 “이 같은 인식이 단순한 공포에 머물지 않고 심판과 회개, 나아가 교회 개혁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당시 위기 담론이 ‘공포-심판-개혁 요구’의 구조를 형성하며 신앙 갱신의 계기가 됐다는 의미다.
유 박사는 “이슬람에 대항해 싸우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자비로우신 하나님 앞에 우리 자신을 더 개선하자는 것”이라는 루터의 발언을 인용하며 “외부의 적과 맞서기 전에 기독교 공동체 내부의 회개와 신앙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터에게 이슬람의 확장은 외부 세력을 제거하는 문제 이전에 교회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고 바로잡도록 촉구하는 신학적 전환점이었다는 것이다.
이 대목은 작금의 한국교회도 시사점을 던진다. 다문화 사회에서 이슬람은 단순히 대립과 배제의 대상으로만 여길 게 아니라 복음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신학적 성찰과 선교적 책임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 박사는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복음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적절한 선교 전략과 공적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려신학대학원 김성운 박사는 ‘무슬림 전도방법들에 대한 개혁주의적 평가와 대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박사는 이슬람권에서 활용돼 온 전도 방식을 △대결적 접근 △성취론적 접근 △역동적 등가 접근 등으로 나눠 살폈다.
대결적 접근은 이슬람의 교리적 오류를 공격하는 방식, 성취론적 접근은 꾸란 속 일부 기독교적 요소를 징검다리 삼는 방식, 역동적 등가 접근은 거부감을 줄이려 기독교 용어를 이슬람식으로 바꾸는 방식을 뜻한다.
김 박사는 “선교사가 이슬람과 꾸란을 어떤 신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도 방식도 달라진다”며, 특히 꾸란을 기독교적 관점에서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방식을 경계했다.
무슬림이 성경을 이슬람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을 기독교인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처럼, 꾸란의 본래 맥락을 벗어나 기독교적으로 읽고 이를 복음의 근거로 활용하는 것 역시 무슬림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이유다.
복음의 핵심 개념을 이슬람적 용어나 형식으로 대체하는 일부 상황화 방식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하나님의 아들’과 같은 성경적 표현을 무슬림이 거부한다는 이유로 ‘하나님의 대리인’ 등 다른 용어로 바꿀 경우, 예수 그리스도의 정체성과 복음의 핵심 의미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꾸란의 오류를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대결적 접근을 대안으로 삼은 것은 아니다. 김 박사는 “성경과 꾸란의 차이를 무시하지 않고 선명하게 대조하여 복음을 증언해야 한다”며 “성경과 꾸란, 기독교와 이슬람의 차이와 다름을 부인하거나 축소하지 않고, 무슬림의 목소리를 듣고 존중해줘야 한다”고 부연했다.
기독교의 잣대로 꾸란을 억지로 해석하거나 무작정 논쟁하기보다 무슬림의 실제 삶과 신앙을 진지하게 경청한 후 타협 없이 성경의 진리를 명확히 대조해 보여주자는 취지다.
구체적으로는 무슬림에게 하나님과 예수, 죄와 구원, 기도와 천국 등에 대한 생각을 먼저 묻고 들은 뒤, 같은 주제에 대해 성경이 무엇을 말하는지 제시하는 방식이다.
김 박사는 “이를 위해 선교사들이 성경과 기독교 교리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준비와 더불어 지역과 개인마다 다른 무슬림의 실제 신앙세계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무슬림 전도가 개인의 회심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박사는 “아무리 전도 방법이 좋더라도 무슬림 사회에 뿌리내린 생명력을 지닌 교회가 세워지지 않는다면 전도는 결실로 이어지지 못한다”며, 이슬람 사회 안에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세우는 방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개회예배에서는 구성모 박사(알파인국제대)가 전도서 3장 1절을 본문으로 ‘세월을 읽는 지혜’라는 제목의 말씀을 전했다.
[아이굿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