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미국 및 세계사 형성 역할 내용도

미국 텍사스주 교육위원회는 2001년 9·11 테러 당시, 급진 이슬람이 저지른 행위를 조명하고, 미국 및 세계사 형성 과정에서 기독교가 한 역할을 강조하는 동시에 무함마드의 “유대교 및 기독교 부족들에 대한 잔혹한 군사 행동”을 다루는 내용이 포함된 개정 사회과 교육과정을 채택했다.
텍사스주 교육위원회는 지난 4일 있었던 회의에서, 찬성 8표, 반대 3표로 고등학교 사회과 교과목 개정안을 승인했다. 이 개정안에는 미국 및 세계사 수업에서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각각 수행한 역할을 언급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 새로운 교과목은 2033-34학년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새로운 교과목에 따르면, 세계사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유대인 및 기독교 부족을 상대로 한 예언자 무함마드의 잔혹한 군사 행동, 노예 제도의 정당화, 그리고 여성 포로를 하렘 노예로 삼는 행위 등의 관점에서 초기 이슬람”에 대해 학습한다. 또한 학생들은 “십자군 전쟁과 레콩키스타(국토회복운동)를 통해 이슬람 세력에게 정복당했던 영토를 되찾으려는 기독교 측의 노력을 포함하여, 유럽과 관련된 갈등 상황을 배우게 된다.
아울러 새로운 세계사 교과목은 학생들이 “이란의 대리 세력, 테러리즘, 알카에다, 9·11 테러, 그리고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ISIS)’ 등을 포함한 급진 이슬람의 부상”에 대해서도 배우게 된다.
미국-이슬람 관계 위원회(CAIR) 텍사스 지부와 ‘CAIR 액션 텍사스(CAIR Action Texas)’는 지난 4일 공동 성명을 통해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은 서로를 위협적인 존재로 여기게 하거나 역사의 기록에서 특정 집단을 완전히 지워버리는 선전 도구가 아니라, 자신과 이웃의 역사에 대한 진실을 알려주는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며 “이 새로운 교과목이 우리의 교육 시스템과 수정헌법 제1조에 대한 모독이다”고 비판했다.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지난 11월 CAIR을 테러 단체로 지정하고 이들이 국제 테러를 지원한다고 비난한 바 있으며, CAIR은 이에 맞서 법적 대응을 벌이고 있다.
사실 기존의 사회과 교과목에는 “20세기 후반 및 21세기 초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의 전개와 양상”을 비롯해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의 발흥에 미친 지정학적 영향”,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이 국제 정세에 미친 영향”, 그리고 “기타 급진 이슬람 테러 행위”에 대해서는 다루고 있으나, 이란의 대리 세력(proxies),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와 같은 특정 단체를 명시적으로 언급하는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또한 “유대인 및 기독교 부족들을 상대로 한 무함마드의 잔혹한 군사 원정”에 관한 내용도 현행 교과목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반면, 새로운 교과목에는 서구 문명 형성 과정에서의 기독교 역할에 대한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
새로운 교과목에 따라 세계사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은 “기독교의 기원과 초기 확산”(예수의 생애와 가르침, 유대교에 뿌리를 둔 기독교의 기원, 로마 제국 전역으로 기독교를 전파한 사도들의 역할, 서구 문명에 영향을 미친 구약 및 신약 성경의 도덕적 가르침 등)을 학습함으로써 “서구 문명의 기독교적 뿌리”를 이해하게 된다.
학생들이 세계사 과목에서 추가로 학습하게 될 주제로는 “네로 황제 때부터 시작된 로마 제국 내 기독교 박해”와 “기독교 공인에 따른 영향(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정복 활동, 밀라노 칙령, 니케아 신경 등)” 등이 있다.
개정된 세계사 교과목은 학생들이 “수도원 제도, 선교 활동, 병원 및 고아원 운영 등을 포함한 중세 사회에서의 기독교의 영향”을 공부하고, “지하드(성전)의 가르침과 이것이 어떻게 이슬람의 세력 확장 및 기독교 영토 정복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
세계사에서 다룰 또 다른 주제는 “기독교 신앙에 바탕을 둔 윌리엄 윌버포스의 ‘모든 인간이 지닌 고유한 존엄성과 권리’에 대한 신념이 어떻게 노예 무역 폐지 노력을 이끌어냈으며, 전 세계적인 노예제 폐지 운동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다루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 회의에서 텍사스주 교육위원회는, 미국 정부(정치) 교과목이 “인간이 만든 법은 자연법 및 히브리 성경과 신약성경에 나타난 신의 계시된 법에 부합해야 한다는 윌리엄 블랙스톤 경의 견해”를 어떻게 다룰지 강조했다.
미국 정부 및 정치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들은 “히브리 성경(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을 포함한 종교 문헌과 그것이 역사 및 문학에 미친 영향”을 다루도록 권장받고 있다.
이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들은 “종교와 시민적 덕목 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 외에도, “시민적 덕목, 제한적 정부, 법치주의, 자유의 수호 등 미국의 핵심 이념과 관련하여 종교의 역할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텍사스의 미국사 교과목은 “빌리 그레이엄의 역할을 포함한 국내 반공 운동”과 “무신론적 공산주의 정부와 구별되는 미국의 도덕적·영적 토대를 강조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신의 가호 아래(under God)’라는 표현의 사용”을 다룰 예정이다.
또한 텍사스의 미국사 과정은 “금주 운동, 초기 여성 참정권 운동, 노예제 폐지 운동 등 남북 전쟁 이전의 주요 개혁 운동을 촉발하는 데 있어 제2차 대각성 운동(종교적 부흥 운동)이 미친 종교적 영향”도 다룰 예정이다.
한편 이같은 새로운 교과목에 대한 비판론자들은, 이러한 교과목이 국교 수립을 금지하는 미국 헌법 수정헌법 제1조의 ‘국교 금지 조항(Establishment Clause)’을 위반할 것이며 비판하고 있다.
이영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