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수요와 취업 시장 변화 반영
Z세대의 신학에 대한 관심 여전히 높아
학문적 대상 아닌 본질적 사명 재고해야

영국 에든버러대학교가 역사적인 신학 및 목회학 학위 과정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에든버러대학교는 1583년 개교 이래 지속돼 온 해당 학과를 폐지하는 가장 최근의 대학이 됐다.
이번 결정은 최근 영국 고등교육계의 재정 악화와 인문학 축소 흐름 속에서, 에든버러대학교가 1억 4천만 파운드 규모의 재정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90개 과정을 폐지하는 대규모 개편의 일환으로 내려진 결정이다.
이러한 결정은 신학 분야 뿐만 아니라, 예술·인문·사회과학 대학 전반에 걸쳐 학사 및 석사 과정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대학 측은 이러한 폐지 조치가 학생들의 수요와 변화하는 취업 시장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학 교직원 노조(UCU)는 교직원에 대한 강제해고를 막기위해 5주간의 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에든버러대학교은 이미 신학과를 폐지한 Bath Spa 대학의 전철을 밟게 되었으며, Exeter 대학 또한 올여름 초 신학과 규모를 대폭 축소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학 차원에서 신학 관련 학과가 축소되거나 사라지는 이러한 현상은 영국 성공회의 성직자 양성 인원이 여전히 필요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타나고 있다. 4년 동안 감소세를 보이던 양성 인원은 작년에 소폭 반등하여 9월에 442명(전년도 최저치인 329명 대비)이 훈련 과정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는 성공회 사역위원회가 추산하는 연간 신규 성직자 필요 인원인 630명에는 여전히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캠페인 단체인 ‘세이브 더 패리시(Save the Parish)’는 성직자 모집의 ‘주요 장애물’로 사역에 대한 확신 부족을 꼽았다.
그러나 이러한 학과 폐지가 곧 신학이 중요성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버밍엄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대중음악 속에서 신을 찾는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은 마이클 탕 박사는 프리미어 크리스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Z세대의 신학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지만 그 관심이 대학 캠퍼스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많은 청년이 예배 시간에 카페에 모여 함께 성경을 읽는 모습을 언급하며, 신학이 점차 대학이라는 제도권 환경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대학에서 신학과를 폐지한다고 해서 그 중요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신학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청년들은 공동 성경 읽기와 같은 실천을 통해 스스로 기독교적 영성을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그들은 반드시 신학 학위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대학들이 신학을 단순히 학문적 탐구 대상으로만 다룰 것이 아니라 신학 교육의 본질적인 사명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탕 박사는 또한 “학구적인 성향이 강해 신학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당연히 학문의 길을 걷는 것이 옳다”며 “하지만 모든 사람이 신학자가 되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애초에 왜 신학을 전공하려는지 그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에든버러대학교는 1583년 설립 당시 스코틀랜드 성직자 양성을 위한 신학 단과대학으로 출발했던 만큼, 이번 신학과 폐지는 영국 교계와 학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한편 미국의 경우 트리니티복음주의신학교(TEDS), 시카고신학교(CTS), 앤도버뉴턴신학교, 클레어몬트신학대학원(CST) 등과 같은 유명 신학교를 비롯해 기타 중소형 기독교 대학 및 신학교가 학령 인구 감소, 재정난, 종교 인구 감소 등의 이유로 문을 닫거나, 다른 대학에 흡수 통합되는 등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이영인 기자





